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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블랭크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스타트업은 좀 더 그럴듯한 해답을 찾아가는 탐색이 목적인 조직인 반면, 대기업은 다 제껴두고 '실행'이 목적인 조직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스타트업은 실행하지 않는 조직이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탐색의 과정은 결국 MVP든 Design Thinking이든 간에 끊임 없는 실행과 학습을 통해 해답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서기 위한 모든 활동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기업의 경우는 좀 더 제한적이고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수많은 버젼의 기획서/기안서와 반려/합의/결재 과정을 거친 답정너를 실제로 실행하기 위함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고객이나 시장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말이 안되거나 우스꽝스러운 사업을 실제로 '실행'하고 있는 것은 왜냐하면 그 기안이 이미 승인을 받았거나, 임원의 Top-Down 과제이거나, 이유가 뭐가 되었든 KPI로 잡혀 버렸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우ㅇ은행의 위x톡은 후반 38분에 터진 동점 자살골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 일했던 대기업들, 그리고 지금 같이 일하고 있거나 만나는 대기업을 보면 이런 이유로 인해 의사결정이 느릴 수 밖에 없다. 그 부분은 십분 이해하지만 문제는, 본인들이 개방형 혁신을 위해 스타트업과 협업을 하고자 하면서 정작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잣대가 기존의 조직 논리를 그대로 복붙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규모가 크니까, 소위 말하는 '갑'이니까, 우리가 펀딩을 하니까 등등 명분은 수없이 존재하지만 그건 대기업에 속한 윗사람 눈치를 보는 조직원의 입장이고 동등한 협력 파트너라는 것은 애시당초 유니콘처럼 존재할 수 없는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스타트업과의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의 바람은 미국과 유럽을 거쳐 이제 한국에도 불기 시작했다. 올해만 해도 단발성이지만 대기업이 In-bound 혁신을 위한 프로그램이 여러 개 기획되고 실행되고 있다. 분야도 다양하여 화장품, 금융, 디스플레이, 모빌리티, 식음료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기업들이 개방형 혁신을 시도하고 있고 이러한 흐름은 향후 최소 2-3년은 지속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동등한 협력 파트너로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어떻게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장유유서, 연공서열, 갑을문화 등 어떤 형태로든 수직적 문화가 많이 남아 있는 한국에서 이 부분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면서도 결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 같다. 미국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협업이 진행되어 왔기에 이 부분에 대한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도 존재하지만, 수평적 문화의 사례를 한국에 그대로 가져오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나마 조금 더 힘을 가진 대기업 입장에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라는 지극히 뻔한 이야기밖에 할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대기업 내에서도 눈치만 보는 예스맨들이 스타트업과의 협업 담당자가 된다면 그건 재앙이 될 것이다. 결국 결정권자가 먼저 변해야 하고, 본인의 성과나 조직의 본원적 목적이 아니라 공동 협업을 통한 개방형 혁신의 성공 자체에 목표를 두어야만 할 것이다. 자,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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